2026-09-26 · 한동훈 (부연구위원)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란 무엇인가요? 글로벌 1,967억 달러·국내 5배 성장으로 본 2026 유통 광고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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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란 무엇이고 유통사는 왜 광고를 팔기 시작했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RMN은 유통사가 쌓아온 구매 데이터를 광고 지면으로 바꿔 파는 사업입니다. 글로벌 리테일 미디어 광고 시장은 2025년 1,795억 달러를 지나 2026년 약 1,967억 달러, 전체 광고비의 16% 수준까지 올라올 전망입니다. 국내도 향후 5년 안에 5배 성장이 예상되고, 이미 이마트는 전체 점포의 90% 이상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깔았고 롯데는 40여 개 앱과 1만 5천여 오프라인 매장을 하나의 광고 플랫폼으로 묶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유통 본업의 영업이익률이 1~2%대로 눌린 상황에서, 광고는 마진율이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목차

구좌 하나 사보고 알게 된 것들

작년 가을, 식품 제조사 한 곳의 디지털 예산 재배분 작업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 그 회사는 연간 검색광고에 쓰던 돈의 15%를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두 곳의 상품 노출 광고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처음 두 주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광고비 대비 매출, 즉 ROAS가 검색광고의 두 배 가까이 나왔거든요.

문제는 4주차 회의에서 터졌습니다. 마케팅 담당자가 "그런데 이 매출이 원래 살 사람이 산 게 아닐까요"라고 물었고, 아무도 답을 못 했습니다. 광고를 안 켰을 때의 판매량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같은 상품군을 지역별로 나눠 광고를 켠 구역과 끈 구역으로 4주간 갈라봤습니다. 결과는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리포트 상 ROAS는 6.8배였는데, 광고를 끈 구역과의 차이만 떼어낸 순증 매출 기준으로는 2.1배였습니다. 4.7배만큼은 원래 발생할 매출을 광고비로 다시 산 셈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RMN 제안서를 받으면 항상 두 가지를 먼저 묻습니다. 증분 측정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그리고 광고를 노출한 사람과 실제로 구매한 사람을 같은 기준으로 연결하는지입니다. 이 두 질문에 명확히 답하는 플랫폼은 국내에 아직 많지 않습니다.

저마진 유통이 광고에서 답을 찾은 이유

유통 본업의 구조적 한계

국내 대형 유통사의 영업이익률은 오랫동안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물러 있습니다. 온라인 전환에 따른 물류 투자, 인건비, 최저가 경쟁이 겹치면서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남지 않는 구조가 굳어졌습니다. 반면 광고 사업은 재고도 배송도 없습니다. 이미 만들어둔 앱 화면과 매장 진열대, 그리고 결제 데이터를 되팔면 되니까요.

쿠키 없는 세계가 만든 반전

두 번째 이유는 타깃팅 환경의 변화입니다. 서드파티 쿠키가 힘을 잃고 앱 추적 동의가 까다로워지면서, 광고주가 쓸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식별자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 와중에 유통사는 로그인 기반의 실제 구매 이력을 가진 드문 사업자입니다. 추정된 관심사가 아니라 "지난달에 이 브랜드 분유를 두 번 산 사람"이라는 사실 데이터를 쥐고 있는 겁니다.

검색에서 디스플레이로 이동하는 성장축

초기 리테일 미디어는 검색 결과 상단 노출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검색 지면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서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최근 경쟁은 배너·영상·매장 사이니지를 묶은 풀 퍼널 쪽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 마케터의 41%가 리테일 미디어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배경도 여기 있습니다.

RMN은 어떤 구조로 작동하나요

RMN은 지면 위치에 따라 세 갈래로 나뉩니다. 이 구분을 모르면 제안서의 단가 비교가 아예 불가능해집니다.

유형지면주요 목적측정 난이도
온사이트유통사 앱·웹의 검색 결과, 추천 영역, 배너구매 직전 전환낮음 (같은 도메인에서 클릭과 결제가 이어짐)
오프사이트유통 데이터로 타깃팅한 외부 매체·SNS·CTV인지 확장, 신규 고객 유입중간 (매체와 구매 데이터 연결 필요)
인스토어매장 디지털 사이니지, 카트 화면, 쿠폰 프린터매장 내 상기, 오프라인 전환높음 (노출과 결제를 잇는 기준 필요)

퍼스트파티 데이터와 데이터 클린룸

RMN의 심장은 결국 데이터입니다. 유통사는 회원 ID 단위의 구매 이력을 보유하고, 광고주는 자사 CRM 데이터를 보유합니다. 이 둘을 그냥 합치면 개인정보 문제가 생기니, 서로의 원본 데이터를 볼 수 없는 상태에서 겹치는 집단만 통계로 확인하는 데이터 클린룸을 씁니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 "우리 브랜드 기존 구매자와 겹치지 않는 신규 고객이 얼마나 유입됐는가" 같은 답입니다.

상품 데이터의 품질이 광고 성과를 가른다

의외로 많이 놓치는 부분이 상품 정보의 정합성입니다. RMN 광고는 별도의 배너를 만드는 대신 상품 페이지의 이미지와 제목, 가격, 재고 상태를 그대로 끌어다 씁니다. 그래서 옵션명이 지저분하거나 대표 이미지가 흐릿하면, 입찰가를 올려도 클릭률이 오르지 않습니다. 재고가 없는 상품에 광고가 계속 나가는 사고도 상품 데이터 연동이 실시간이 아닐 때 벌어집니다. 광고 예산을 늘리기 전에 상품 정보부터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셀프서브 콘솔과 경매 방식

성숙한 RMN은 광고주가 직접 예산과 키워드, 타깃 세그먼트를 넣는 셀프서브 콘솔을 제공합니다. 과금은 대체로 클릭당 과금 경매이며, 최근에는 노출당 과금과 실제 매출 연동형 혼합 모델도 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경매 참여자가 대부분 같은 카테고리 경쟁사라는 사실입니다. 같은 키워드를 두고 브랜드 셋이 붙으면 단가가 오르고, 결국 유통사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국내 RMN 판도는 어디까지 왔나

플랫폼 계열

쿠팡은 검색 결과 상단과 추천 영역을 중심으로 광고를 붙이고, 플랫폼 트래픽과 구매 데이터를 결합해 성과를 측정합니다. 네이버는 방대한 검색·커머스 데이터에 AI 기반 타깃팅 상품을 얹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광고를 별도 신사업으로 홍보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이미 수익 구조 안에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유통 계열

이마트는 점포의 90% 이상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구축해 온·오프라인을 잇는 광고 상품을 만들고 있고, 관련 매출이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늘었습니다. 롯데는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40여 개 앱과 1만 5천여 매장을 통합 RMN 플랫폼으로 묶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유통업계가 보유한 구매 데이터 규모는 4천만 명 단위로 언급되는데, 인구 대비로 보면 사실상 전 국민 구매 이력에 가깝습니다.

활용 사례 — 신제품 출시 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나

기존 방식은 대체로 이랬습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우선 TV와 온라인 영상 광고로 인지를 만들고, 동시에 유통 MD를 설득해 진열 위치를 확보한 뒤, 판매 데이터는 몇 주 뒤 월 단위 정산 자료로 확인했습니다. 무엇이 먹혔는지는 캠페인이 끝난 다음에야 알 수 있었고, 그때는 이미 예산이 다 소진된 상태였습니다.

RMN을 쓰는 방식은 순서가 달라집니다. 출시 2주 전부터 해당 카테고리를 실제로 구매한 이력이 있는 집단에만 오프사이트 광고를 돌려 반응 좋은 메시지를 먼저 골라냅니다. 출시 당일에는 온사이트 검색 지면에서 경쟁 브랜드 키워드까지 함께 입찰하고, 매장에서는 같은 카테고리 진열대 앞 사이니지에 동일한 메시지를 띄웁니다. 그리고 첫 주가 끝나는 시점에 신규 구매자 비중과 재구매 신호를 확인해 다음 주 예산을 다시 배분합니다.

변화된 결과는 성과 숫자보다 의사결정 속도에서 먼저 나타납니다.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 회고했던 것을 주 단위로 조정하게 되고, 팔리지 않는 메시지에 남은 예산을 계속 태우는 일이 줄어듭니다. 물론 이 방식이 돌아가려면 앞서 말한 증분 측정 체계가 먼저 서 있어야 합니다.

광고주가 자주 겪는 세 가지 마찰

  • 유통사마다 리포트 지표 정의가 달라서 채널 간 비교가 어렵습니다. 어떤 곳은 클릭 후 14일 내 구매를, 어떤 곳은 노출 후 7일 내 구매를 성과로 잡습니다.
  • 카테고리별로 경매 경쟁 강도가 크게 달라 같은 예산으로도 노출량 차이가 몇 배씩 벌어집니다.
  • 매장 사이니지 노출은 사람 수 추정치라서, 온라인 지면과 같은 잣대로 합산하면 성과가 과대 계상됩니다.

광고주와 유통사가 각각 봐야 하는 지표

광고주 관점

가장 흔한 실수가 ROAS만 보는 것입니다. RMN 지면은 구매 의도가 이미 높은 사람이 지나가는 자리라서, ROAS는 원래부터 높게 나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증분 ROAS입니다. 광고를 켠 집단과 끄 집단을 나눠 차이만 성과로 잡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신규 고객 비중, 카테고리 내 점유율 변화, 재구매 주기 단축 여부를 함께 봐야 예산을 늘릴 근거가 생깁니다.

지표계산 방식함정
ROAS광고 기여 매출 ÷ 광고비자연 발생 매출까지 포함됨
증분 ROAS(노출군 매출 − 대조군 매출) ÷ 광고비대조군 설계가 부실하면 무의미
신규 고객 비중신규 구매자 ÷ 전체 구매자기준 기간을 짧게 잡으면 부풀려짐
카테고리 점유율자사 매출 ÷ 카테고리 전체 매출유통사별로 카테고리 정의가 다름

유통사 관점

유통사는 광고 매출액보다 지면 수익성과 고객 경험 훼손 정도를 함께 봐야 합니다. 검색 결과 상단을 광고로 과하게 채우면 단기 광고 매출은 늘지만 검색 만족도가 떨어지고, 결국 방문 빈도가 줄어듭니다. 실무에서는 광고 지면 비중, 광고 노출당 검색 이탈률, 그리고 광고 매출이 본업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함께 대시보드에 올려놓는 편이 안전합니다.

RMN 도입 4단계 실전 가이드

1단계 — 데이터 자산 실사

회원 기준 구매 이력이 몇 년 치 쌓여 있고, 로그인 이용자 비중이 얼마인지부터 확인합니다. 비로그인 비중이 절반을 넘으면 타깃팅 정확도가 떨어지므로 로그인 유도 설계가 먼저입니다.

2단계 — 지면 설계와 광고 정책 수립

어떤 화면의 몇 번째 자리까지 광고로 팔 것인지 상한을 먼저 정합니다. 상한 없이 시작한 조직은 예외 없이 3개월 안에 지면을 과매도하게 됩니다.

3단계 — 측정 체계와 클린룸 구축

성과 정의를 문서로 고정하고, 광고주 데이터와 안전하게 맞춰볼 수 있는 클린룸 환경을 마련합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대형 광고주 영업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4단계 — 셀프서브 전환과 확장

초기에는 영업 대행으로 수주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광고주가 직접 집행하는 콘솔로 옮겨야 규모가 납니다. 이후 오프사이트와 인스토어로 지면을 넓히는 순서가 일반적입니다. 조직 구성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RMN을 커머스 조직 안에 두면 매출 목표에 끌려가 지면을 과하게 팔게 되고, 광고 조직에만 맡기면 상품 데이터와 진열 정책에서 협조를 받기 어렵습니다. 국내외 사례를 보면 별도 사업부로 떼어내 손익을 따로 관리하는 쪽이 대체로 오래 갑니다.

FAQ

RMN과 기존 검색광고는 무엇이 다른가요? 검색광고는 검색 엔진의 의도 데이터를, RMN은 유통사의 실제 구매 데이터를 씁니다. 관심을 추정하는 것과 구매 사실을 아는 것의 차이인데요, 그래서 RMN은 구매 직전 단계에서 전환 효율이 높게 나오는 대신 도달 범위는 해당 유통사 이용자로 제한됩니다.
작은 브랜드도 RMN을 쓸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온사이트 상품은 일 예산 수만 원 단위로도 집행됩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한 카테고리에서는 최소 입찰가 자체가 높아 노출이 거의 안 될 수 있으므로, 세부 키워드나 특정 시간대처럼 경쟁이 얕은 구간부터 테스트하는 편이 낫습니다.
성과 측정은 얼마나 믿을 수 있나요? 플랫폼 리포트는 자사 지면 기준의 기여도 계산이라 구조적으로 낙관적입니다. 분기에 한 번은 광고를 끄는 대조군을 두고 순증 효과를 직접 확인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리포트와 실제 순증이 세 배 가까이 벌어지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문제는 없나요? 구매 데이터를 광고에 쓰려면 이용자 동의 범위 안에 있어야 하고, 광고주와 데이터를 맞출 때는 원본을 주고받지 않는 클린룸 방식이 기본입니다. 동의 항목 문구와 보관 기간, 제3자 제공 여부를 먼저 점검하지 않고 시작하면 나중에 사업 전체를 되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도입까지 시간과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온사이트 광고만 가진 최소 형태는 기존 커머스 시스템 위에서 3\~6개월이면 열 수 있습니다. 반면 오프사이트 타깃팅과 클린룸, 셀프서브 콘솔을 갖춘 형태는 데이터 정비 기간까지 포함해 통상 1년 이상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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